본문 바로가기

간접경험/책

[책 추천] 어린왕자 - 물론 어른들은 이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반응형

 

어린왕자 / 앙투완 드 생텍쥐페리 (1900-1944)

 

생텍쥐 베리는 20세기 프랑스 대표적 소설가 중 한 명이다. 1921년 군복무 기간에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취득한 조종사였고 1943년 다시 군에 복귀해서 7월 31일 정찰 임무 수행 중 실종 되었다. 2004년에 그의 비행기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는 비행기 조종사로서의 독특한 경험과 증언을 바탕으로 인간의 의미를 탐구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어린왕자는 유명한 책이라 수 많은 명대사와 명언이 돌아다닌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내용이 시작도 하기 전인 맨 앞장에 [생택쥐페리가 레옹 베르트에게 보내는 헌사]이다.

 

 

 

레옹 베르트에게

 

내가 이 책을 한 어른에게 바친 것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어른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도 있다. 그 어른은 모든 것을, 심지어 어린이 책까지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로는, 그 어른이 지금 추위와 굶주림을 겪으며 프랑스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어른은 위로받아야 할 처지에 있다. 이 모든 이유로도 충분치 않다면, 나는 이 책을 과거 그 어른의 어린 소년에게 바치고 싶다. 모든 어른은 한 때 어린이였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 어른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나는 나의 헌사를 이렇게 고치고자 한다.

어린이었을 때의 레옹 베르트에게



 

이 헌사에 어린왕자 즉 생택쥐페리가 하고자 하는 말이 다 담겨져 있다고 본다.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어른을 위한 책, 또 분명 어느 시점까지는 존재했을 어린이들을 위한 책. 그게 어린왕자다. 

 

 

많은 걸 믿지 못하게 된 어른이들을 위한 책.

 

 

 


 

줄거리는 대부분이 알듯이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 '나'가 다른 별에서 온 '어린왕자'를 만나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나'는 '어린왕자'가 살고 있는 별에 대한 이야기와 어린왕자가 여행하며 만난 첫번 째 ~ 여섯번 째 별에 살고 있는 여러 어른들에 대해 듣게 된다. (왕, 허영꾼, 술꾼, 사업가, 점등인, 지리학자)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 째 별인 지구로 오게 된 '어린왕자'는 '나'를 만나기 전 사막에서 뱀을 만난다. 사람을 찾아다니는 어린왕자에게 뱀은 "사람들 틈에 있어도 역시 외로워." 라고 이야기 한다. 이윽고 만난 세 개의 꽃잎을 가진 평범한 꽃은 어린왕자에게 "하지만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 바람 따라다니니까. 사람들은 뿌리가 없거든. 그러니 아주 불편하지."라고 말해준다.  

 

높은 산에 올라간 어린왕자는 "안녕"이라고 말을 건네보는데, 메아리가 대답해준다. "안녕...안녕...안녕..."

"넌 누구니?" "넌 누구니... 넌 누구니... 넌 누구니..."

"나하고 친구하자. 난 외로워." "난 외로워... 난 외로워... 난 외로워."

메아리의 대답을 들은 어린왕자는 생각한다. '이 별은 아주 메마르고 뾰족하고 혹독하군. 게다가 사람들은 상상력이 없어서 남이 하는 말을 되받기만 하고... 내 별에는 꽃 한 송이가 있고, 그 꽃은 늘 먼저 말을 걸어왔는데...'

 

그리고 장미꽃이 오천송이 피어 있는 정원을 만나 불행을 느낀다. 어린 왕자의 별에서는 장미꽃이 하나밖에 없었고 그건 어린 왕자를 부자로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장미꽃이 있는 걸 알고는 자신이 대단한 왕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풀밭에 엎드려 우는 어린왕자에게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일화인) 여우가 나타난다. 

 

그리고 관계를 맺는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해준다.

 

"너에겐 내가 다른 수많은 여우와 비슷한 여우에 불과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린 서로를 필요로 하게 돼. 넌 나에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게 될 거야. 너에게도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게 될 거고..."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린왕자에게 어른인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얘야, 이젠 여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야!."

"왜요?"

"목이 말라 죽을 지경이니까..."

 

 

 

 

 

"네 장미꽃이 소중한 건 네가 너의 장미꽃을 위해 들인 시간 때문이야."

 

 


 

 

우리가 어른이 되고 나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일까? 먹고 사는 일? 적성에 맞지도 않지만 월급을 바라보며 꾸역 꾸역 견뎌내는 직장생활? 혹은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 둘 걸러지는 인간관계에 대한 허무함? 아니면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살아내야만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 뭐가 되었든지간에 어린 시절, 내가 꿈꾸던 삶대로 살아가는 어른은 많진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정답을 아예 모르는 건 아닐거다. 왜냐면, 우린 한 때 눈이 아닌 마음으로 모든 걸 볼 줄 아는 어린이였기 때문이다. 다만. 어른이 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생텍쥐페리가 레옹베르트에게 건넨 '위로'이다. 

 

어쩌면, 당신은 위로가 필요한 어른일 수도 있다. 생텍쥐페리가 어린이었을 때의 당신에게 보내는 이 글을 읽어보면 어떨까. 어린왕자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린왕자의 결말은 어른들의 몫이다.

반응형